교회의 존재목적은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이 사명을 붙들고 모든 사역과 행정, 재정의 우선순위를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일에 두었습니다. 혹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사명이 흐려질까봐 배수진을 친 것이 있는데 그것은 기성교인의 등록을 거부하는 일이었습니다. 주보에도 ‘이미 예수님을 영접하신 분은 우리보다 더 연약한 교회를 섬겨주실 것’을 명시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제 친구 집사가 이 주보의 내용을 보고 박장대소를 했습니다. 무조건 받아도 시원찮을 판에 작은 교회가 무슨 배짱이냐고 ... 저 역시 민망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사실 이렇게까지 하는 데는 저의 목회적 고민이 있습니다. VIP를 전도해서 제자 만드는 일보다 기성교인을 제자로 만드는데 사용하는 에너지가 훨씬 컸기 때문입니다. 이미 교회 경험이 있는 분들은 자기만의 신앙의 틀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 교회가 자신의 틀에 맞지 않으면 비판하거나 뭔가 잘못된 교회로 여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기성교인을 받지 않았던 진짜 숨은 이유는, 그래야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우리 성도님들의 시선이 쏠리기 때문입니다. 예배당에 성도가 늘어가는 것은 교회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기존 성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것이고, 영혼구원에 대한 최후의 보류이자 배수진인 것입니다.
그렇지만 예외가 없는 원칙은 또 하나의 율법주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예외 규정을 두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가나안성도(안나가 성도)들입니다. 기존교회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방황하는 성도들에 대해서는 상처를 회복시키는 차원에서 ‘이런 교회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건강한 교회를 세워보고 싶은 간절한 열망이 있는 성도라면 등록을 허용할까 합니다. 세 번째는 이사한 성도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이라 할지라도 목장소속은 물론 예수영접 확인을 시작으로 회원영입에 필요한 모든 훈련과정을 밟아야 하고, 타교회에서 분쟁을 일으키고 옮겨 다니는 경우라면 가능한 등록을 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향후, 우리교회가 VIP에 대해서 소홀해진다고 판단되면 이 예외 규정은 다시 엄격해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영혼 구원하여 제자를 만드는 교회의 존재목적에 함께 마음을 실고 사역에 우선순위를 둘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6년 2월 28일, 이정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