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인 이야기를 한다는게 선거를 앞두고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선거철이 아니더라도, 일전에 정치적 견해를 말씀드렸다가 시험에 들은 교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사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슈들에 대해 저의 성경적 견해를 피력한 것을 지극히 정치적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성경의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교회의 정치참여 혹은 정교분리의 원칙이 맞는 것일까요? 예수님은 보수와 진보 중 어느 쪽이셨을까요?
예수님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언급하신적은 없지만, 당시의 기득권 세력을 비판하셨고 소외된 계층을 보호하셨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권익을 대변하셨던 것은 분명합니다. 만약 요새 예수님께서 동일한 행보를 보이신다면 분명 진보이고 극좌에 해당하실 것입니다. 어쩌면 빨갱이라고 욕을 먹으셨을지 모릅니다.
정교분리가 맞다 틀리다를 언급하기 전에 저는 성경을 삶으로 살아내는 차원에서 ‘과연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의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교회의 사회참여는 맞다고 봅니다. 소외된 이웃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힘없는 이들의 권익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예수님의 삶이었다면 우리도 어떤 식으로든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주로 야당쪽이나 진보성향을 가진 쪽에서 목소리를 대변해왔고 그들은 주로 군중집회를 열고 깃발을 흔들며 구호를 외쳐왔습니다. 가끔은 시위대로 전락해서 폭력성 있는 모임이 되버리는 통에 다수의 시민들로부터는 외면을 받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그런 무리에 편승하는 것은 같은 무리로 취급되어 왔음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객관적으로 잘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정신대, 세월호, 대기업의 갑질 논란, 부당해고나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부터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 대해 지금 정부가 다수를 대변하고 있는가 아니면 특정 계층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현 정부가 출범한 후, 부자들은 감세에 따른 재산이 늘어난 반면 서민세는 증가하고 오히려 빈부의 격차는 더 심해졌습니다. 이런 정부와 여당를 견제할 야당은 힘을 모아도 시원찮을 판에 분열을 거듭하고 있을 뿐입니다. 과연 누구를 찍어야 할까요?
돈을 끌어오는 정치인이 다 좋은 사람은 아닙니다. 기독교이라고 무조건 찍어서도 안됩니다. 큰 시야로 멀리 내다보시고 현명한 투표를 하십시오. 만약 투표하지 않는다면 주변 상황들은 더 악화일로로 치닫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016년 4월 10일, 이정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