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저는 감리교신학대학을 졸업한 후에 에스라성경대학원에 입학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성경을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은 마음때문이었습니다.
에스라 성경대학원대학교는 40여명 정도의 소수 정예 인원만을 뽑아,
입학 후에 1년 동안은 모두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신학대학원입니다.
이것은 백정란 이사장님이 에스라를 설립하실 때에
“우리나라에 신학교가 많이 있는데 거기에 또 하나를 보탤 이유가 없습니다.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 신앙인으로서는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으로 키울 수 있을까요? 평소에 말씀을 가까이하며 깊이 묵상하고,
말이 아닌 삶으로 순종하는 사람을 키우는 학교를 세우고 싶습니다.”는 설립 목적에 의한 것입니다.
그래서 에스라성경대학원에서의 하루는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모여 말씀묵상을 한 후
서로 조별로 말씀나눔을 하는 말씀묵상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오전에는 신약과 구약에 대한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고, 오후부터 밤늦게까지는 개인 성경연구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성경연구와 더불어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서로를 위한 ‘섬김’입니다.
그래서 아침식사와 매끼의 설거지를 학생들이 조별로 돌아가면서 하고, 매일 오후 1시간을 노동시간으로 정해서
화장실, 교실, 학교 주변청소 등을 통해 공동체를 섬기는 훈련의 시간을 갖습니다.
에스라성경대학원에 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목회자들입니다.
목회를 하면서 말씀에 대한 갈증이 느껴진 목사님들이 1년간 안식년을 갖고 성경에 집중하고자 오는 곳이 에스라입니다.
그래서 1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성경말씀에 집중하고, 설거지와 화장실청소 등을 통해 섬김의 훈련을 하면서
거룩하신 하나님을 닮아 가는 훈련을 받은 후, 말씀과 순종의 목양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너무도 귀한 성경대학원입니다.
에스라 성경대학원이 세워진 것은 2003년이었습니다.
그전에는 교회에서 세워진 성경연구원으로 출발을 했었으나, 성경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만나고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한 어느 한 분이 자신의 전 재산을 드리는 희생적인 헌신으로 세워진 성경대학원입니다.
그분이 바로 백정란 이사장이신데, 지난 3월 12일(금)에 83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셔서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영정사진 속에서 환하고 웃고 계신 이사장님이 평소에
“목사님들은 주님이 부르신 지도자예요. 설교를 잘하려고 하지 말고.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지도자가 되어 주세요~”라고 귀가 따갑도록 말씀하셨던 떠올랐습니다.
발인예배에서 설교를 맞으신 교수님께서는
“백이사장님은 오늘 매일 성경에 본문인 누가복음 18장에 나오는 어린아이와 같으신 분이셨습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영원한 생명을 아신 후부터, 평생을 하나님 앞에서 어린 아이가 되고자 했던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어른에게는 재물이 소중해 보일지 몰라도 어린아이였던 백이사장님에게는 재물보다도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이 더욱 소중했기에, 모든 재산을 주님의 말씀을 세우고 전하는데 헌신하습니다.
그래서 어린 아이였던 그분의 희생으로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이제 백이사장님을 떠나보내는 이 자리에 있는 우리도 주님만을 사랑하는 어린 아이와 모습으로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겉모습은 작고 마른 모습의 여인이었지만 그 마음속에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듣고 그대로 사는 것,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까 하는 것이 나의 삶의 목표입니다”라는
백이사장님의 하나님 사랑 방법은 '하나님이 주신 재산을 하나님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세워진 에스라성경대학원을 통해서 지금까지 800여명의 목회자와 선교사가 주님의 말씀 안에서
참 된 진리를 찾고 몸과 마음에 쉼과 용기를 얻은 후에, 자신의 사역지에 흩어져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고 있고
백이사장님이 이 세상을 떠나신 후에도 그 열매는 더욱 풍성하게 맺혀질 것을 생각할 때,
이처럼 값진 헌신과 귀한 열매가 있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문상을 하니까,
주님께서 백이사장님을 매우 반갑게 맞아주시고, 그 수고와 희생을 칭찬하며
충성된 이들에게 약속하신 풍성한 하늘 상급을 누리실 것 같아,
아쉬움과 슬픔보다는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에스라성경대학원의 설립 말씀을 마음에 되새기며 돌아왔습니다.
“그대는 진리의 말씀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부끄러울 것 없는 일꾼으로
하나님께 인정을 받는 사람이 되기를 힘쓰십시오.”(디모데후서 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