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에 이사를 하였습니다.
이사를 하는 날 새벽기도를 하면서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아내가 나이가 많으신 시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계단이 없는 1층 집을 구하였던 관계로
이전에 살던 집은 낮에도 불을 켜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사방이 꽉 막힌 1층 빌라였습니다.
거실 베란다 창문을 열면 옆집 빌라 주차장이 바로 앞에 있어서 열수도 없었고,
거실은 좁아서 금요일에 목장을 하려고 하면 쇼파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만 상을 펴고 마주 앉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사이에 어머니가 누님 댁으로 가시게 되었고 금요목장을 위해서라도 이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때 하나님 아버지께 이사할 집에 대해서 4가지 조건이 충족되는 집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 조건은 1.거실 넓은 집(목장을 위해) 2.베란다 앞이 탁 트인 집 3.텃밭을 가꿀 수 있는 집 4. 화장실에 목욕탕이 있는 집이었습니다.
이러한 집을 원했던 이유는 그 때가 가정교회를 해 오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기간이었기에 아내에게나 제게 쉼과 충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집이 정말 있었습니다. 원룸주인이 사는 집이라서 거실이 예전의 3-4배가 되었고, 앞에는 고등학교 운동장이 있어 탁 트였고,
옥상에는 예전에 살던 사람이 만든 텃밭이 있었고, 화장실에는 조그만 풀장 같은 목욕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욕탕이 너무 넓어서 물 받는 것이 아까워 3년 동안 2~3번 밖에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넓은 집에 들어갈 가구나 가전제품이 별로 없었는데, 저희가 이사를 하게 되었을 때 마침 처형이 미국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서
그 집에서 쓰던 쇼파, 식탁, 가구, 가전제품 일체가 그 넓은 집을 가득 채워졌습니다.
그곳에 지내면서 좋았던 것은 넓고 앞이 틔여 있는 집이어서 마음이 편한 점도 있었지만
넓은 거실에서 목장을 실컷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보람되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가 섬기는 목장도 했지만, 힘들고 지친 장들과 연합목장도 했고,
목자없는 목원을 데리고 목장을 하다보니 일주일에 2~3번 목장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옥상에서 기른 상추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목장을 하였던 것들은 잊지 못할 추억들입니다.
12개 목장의 22명의 목자목녀와 10여명의 자녀들이 모여 시범목장을 몇 개월 동안 할 수 있었던 것도 넓은 거실 덕분이었습니다.
또한 선교사님이 오셨을 때에는 잠시 머물 수 있는 장소로 제공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3년간을 돌아보니, 전에 있었던 집은 저희 가정에게 있어서는 쉼과 충전의 시간을 제공해 주었고
교회적으로는 힘들어 하는 목장을 돕고 세우며 통합된 교회가 든든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준 축복된 장소였습니다.
3년 만에 이사를 하는 집은 교회에서 1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 교회에서 제일 가까운 가정입니다.
집의 크기는 예전에 비해 작지만 이곳에 집을 허락해 주신 이유는 ‘비전 29’를 이루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의 집이 가정교회와 통합교회의 든든한 뿌리를 내리기 위한 장소로 사용되었다면
이번에 이사하는 집은 교회의 성장과 열매를 위해 주신 집 같습니다.
왜냐하면 나무에서 풍성한 열매가 맺혀지는 시기에는 좋은 영양분의 공급과 병충해로부터 보호하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데,
그 어느 때보다도 하나님의 말씀과 중보의 기도로 그 역할을 하라고 저희 가정을 교회 가까이에 두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 이사를 통해서 “모든 것이 신실하신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에 쉼과 충전을 주시면서, 사역적으로도 그 뿌리를 견고하도록 해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행하실 일을 기대하면서 주님 앞에 더욱 엎드릴 것을 이사하는 새벽에 주님께 말씀드렸습니다.
- 박목사 -
사람은 필요에 의한 이사라고 생각할지라도 모든것이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인도가 있었음을 보게 됩니다.
모든것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다는 말씀 기억하겠습니다.
더운 요즘 날씨에 이사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