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마음에 항상 불편했던 것 중에 하나는 헌금이었습니다. 헌금바구니를 돌리는 것이 참 못마땅했습니다. 보통 헌금은 설교를 마친 후에 했는데, 꼭 길거리 공연 후 모자를 돌려 관람비를 받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헌금의 종류도 줄였습니다. 십일조와 주정헌금 외에도 각종 감사헌금에 건축, 선교, 비전, 일천번제 헌금봉투가 예배당 입구에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성도들의 주머니를 털기 위해 헌금종류를 동원하는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구니를 돌리지 않고 구약에서 제사할 때 처럼, 예배시작 전에 자유롭게 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헌금봉투의 종류를 없애고 무지봉투 한 종류만 비치하게 했습니다.
또 하나는 백만원 이상의 큰 금액은 무명으로 하도록 했습니다. 대개는 헌금을 많이 하는 사람이 교회 안에서 어깨에 힘을 주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들은 사람에게 잘보이려고 헌금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다보니 교회나 목사가 마음에 안들면 헌금을 뚝 끊어버립니다.
저는 헌금기록을 보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러분이 얼마를 헌금하는지 모릅니다. 헌금액수를 보면 여러분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목사도 사람이라 헌금을 많이 하는 분에게는 목사로서 할 말을 못하고 눈치를 볼 수 있습니다. 또 헌금을 하지 않으면서 교회 안에서 큰소리를 치는 사람을 보면서 ‘헌금도 안하는 주제에’그러면서 선입견을 가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헌금은 물질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며 철저하게 하나님께만 드리도록 함입니다. 물론 칭찬도 보상도 하나님께만 받아야 합니다. 요즘 현대인들에게 물질은 하나님보다 중요한 神이 되어버렸습니다. 자신과 가족에게는 넉넉하면서 하나님께는 너무 인색합니다. 그래서 물질이 헌신되지 않고는 진정으로 헌신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물질을 포기하고 내려놓지 않고는 나를 포기했다는 것은 거짓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물질이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소망교회 성도들은 하나님께만 잘 보여서 인정받으시는 축복된 신앙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013년 6월 16일
이정필 목사(소망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