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욕심이 많습니다. 인정합니다.
우리 성도들에 대한 욕심이 있습니다. 모두가 예수님 닮은 사람들, 예수님의 제자들이 되는 것입니다. 어디가 내놓아도‘괜찮은 교인’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양적으로도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양적인 욕심을 부리는 이유는 힘있는 교회가 되었으면 해서입니다. 선교하는 일에 주저하지 않고, 이웃들의 필요가 보이면 고민하지 않고 필요를 채워주고, 교회 내에 물질적인 어려움을 겪는 지체가 있으면 넉넉한 물질로 기꺼이 섬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그럴 힘이 있어야겠지요.
모델 교회에 대한 욕심이 있습니다. 목사가 욕을 먹고 교회가 손가락질 당하는 요즘, 소망교회가 건강한 교회로서 한국교회에 대안적인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교회가 100명 이하이기 때문에 우리 같은 교회가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가정교회를 통해 질적 양적 성장을 꿈꾸어봅니다.
그러나 언제든지 하나님께서 내려놓으라 하시면 그렇게 할 용의가 있습니다. 이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이십니다. 그분이 담임목사이시고 저는 부목사일 뿐입니다. 담임목사의 리더쉽에 순종해야 할 부목사이기 때문에, 사역지를 옮기라 하시면 아무런 미련없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습니다. 상상할 수 없지만, 만약 평신도로 돌아가라 하셔도 저는 기쁨으로 순종할 것입니다.
인간적인 아쉬움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내가 어떻게 세운 교회인데, ‘내가 얼마나 헌신했는데’라는 생각을 하면 미련이 생기고, 그런 미련은 욕망으로 변질될 것이 뻔합니다. 수고에 대한 댓가와 보상은 하늘에서 받으면 됩니다.
주님께서 그만 두라고 하시기 전까지는 건강한 교인,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일에 계속해서 욕심을 부려볼까 합니다. 저를 욕심 많은 목사라 욕해도 하는 수 없습니다.
2013년 4월 14일
이정필 목사(소망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