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6일 이정필 목사(소망교회)
우리 가족은 어머니의 대를 이어 큰누님과 막내누님이 각각 떡집을 하고 있습니다. 두 가게 모두 재래시장 안에 있어 장사가 제법 되는 모양입니다. 그러다보니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이 보통 3~4명이지만 명절 때가 되면 10명이 훨씬 넘는 사람이 일을 합니다.
큰누님과 막내누님의 떡집은 운영에 있어서 차이가 있습니다. 큰누님과 매형(자형)은 꼼꼼한 성격이다 보니, 모든 일을 자신들이 하려고 합니다. 알고 보니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일꾼들에게 맡기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맛에도 차이가 나고, 주문을 받은 떡도 늘 말썽이 일어난다는 겁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일을 맡길 수가 없어서 본인들이 스스로 합니다. 떡맛도 좋고 고객의 요구에 정확하게 주문을 처리합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과중한 일 때문에 큰누님은 늘 스트레스를 받아 고혈압이 있을 정도입니다.
반면 막내누님은 두 분 다 약간 털털하여 일하는 분들에게 맡기는 편입니다. 느즈막히 출근하고 거의 모든 일을 일꾼들이 합니다. 그러다보니 맛이 늘 다르고, 상점은 항상 지저분하며, 큰누님 가게에 비해 장사가 약간 덜 되는 편입니다.
두 가게의 차이는 일꾼들의 주인의식에 있다고 봅니다. 사실 진짜 일꾼은 주어진 일을 ‘내 가게, 나의 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합니다. 반면 삯꾼은 시간만 떼웁니다. 월급만 받아 가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가게의 필요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교회 안에도 ‘주인의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부르신 일꾼이기도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자녀로 부르셨습니다. 우리를 소망교회로 묶어주셨습니다. 그러니 이 교회는 바로 내 몸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참된 일꾼입니다. 교회가 건강해지는 일에 시간과 물질을 아끼지 않습니다. 열정을 불태웁니다. 어디에 있든지 관심은 교회 공동체에 있습니다. 항상 할 일이 없는지 찾아서 일을 합니다. 교회에 구석구석 자신의 필요가 보입니다.
삯꾼은 그저 예배만 드리고 가면 그만입니다. 출근도장만 찍듯이 말입니다. 교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닥 관심이 없습니다. 사역이 맡겨 질까봐 이런 저런 핑계를 댑니다. 교회에 필요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교회사랑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주인의식이 필요합니다. 주인의식은 교회 사랑의 정점입니다. 나 자신이 주인의식을 가진 하나님의 자녀인지, 아니면 천국의 상급만 챙기려는 삯꾼인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