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30일 이정필 목사(소망교회)
이수현씨를 아십니까? 10년 전 1월 26일 저녁, 일본 동경의 신오쿠보(新大久保) 전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고 대신 죽은 한국 청년입니다. 그때의 나이가 겨우 26세였습니다. 가장 최고의 사랑은 목숨을 버리는 것(요한복음 15장 13절)이겠지만, 우리 중에 누구도 목숨을 버릴 만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크리스찬도 아니었던 이수현씨의 희생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에 대해 일반적으로 가지는 기대치는 높습니다. 교회 밖의 사람들이 기독교인을 바라볼 때 ‘예수는 목숨까지 버렸는데 너희들은 뭐냐?’ 또는 ‘기독교인이 그러면 되느냐?’는 식입니다. 교회를 다닌다고 해서 모두가 다 성숙한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닌데도, 단순히 교회 다니니까 ‘이 정도는 할꺼야~’라고 기준을 정해버립니다. 때문에 미성숙한 사람, 지금 막 교회 다니기 시작한 사람, 교회를 다니지만 거듭나지 못한 사람도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분명 교회에 대해 바른 지식이 없거나, 신앙의 오해에서 비롯된 기준들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신앙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반성해야 합니다. 모태신앙이면서, 교회생활이 몇 년씩이나 되었는데도 삶으로 신앙을 말할 수 없다면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그렇다면 신앙의 실력은 무엇으로 말할 수 있을까요? 그중에 구체적이면서 실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은 ‘섬김’에 있다고 봅니다. 예수님을 믿고 새롭게 된 사람이 교회 생활을 하면서 익혀야 하는 신앙이란 바로 ‘섬김’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교회에서도 누가 성숙한 사람이냐면 ‘섬김’이 몸에 베인 사람일 것입니다.
제가 자원을 강조하는 이유도 사실은 ‘섬김’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듣고 변화된다고 한다면,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 직장일에 대하여,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섬김은 자연스럽게 드러나야 하니까요. 잘 섬기는 데 근본적으로 못된 사람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사람인데 신앙이 안 좋은 사람은 없습니다.
목장 식구들을 위한 작은 배려들, 교회 공동체를 위한 헌신, 다른 사람보다 내가 좀 더 일하려는 직장생활, 내 것을 내 것이라고 움켜잡지 않고, 손해가 있거나 불편을 감수하려는 생활들이 바로 섬김입니다.
목숨을 버릴 만큼의 사랑은 못하지만, 사람을 살리고 세워가려는 진짜 섬김으로 신앙의 실력을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