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9일
제가 생각하는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칠 정도의 부족한 부분이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성격도 이 정도면 모나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혐오스럽지 않은 얼굴도 그렇습니다. 인상이 좋다는 말을 오히려 많이 듣는 편입니다. 가끔은 잘 생겼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적어도 못생겼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는 성품도 너무 좋고, 신앙도 아기처럼 너무 순수한데 얼굴이 공격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어서 점수를 잃고 들어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제 얼굴에 만족합니다. 키도 작은 키는 아닙니다. 177cm(정확히는 176.5cm)이면 한국 남성의 평균키보다는 크죠. 만족합니다. 아주 탁월하지는 않지만 목회에 필요한 거의 모든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도 합니다.

그런데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결정적인 아쉬움입니다.
그것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것에 집중하고 있을 때 누가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면 겉으로는 듣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고 말대꾸도 하지만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그 때에 이목사가 틀림없이 그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는데 기억에는 없습니다. 분명 만난 적이 있는데, 기억에는 없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의를 할 때에도 생각이 복잡해져 있을 때, 어떤 의견이 결정되면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잘 적어 놓기는 하는데 어디에 적었는지 잊어버립니다. 혹시나 인사를 했는데 받지 않을 때도 그렇습니다. 길에서 만났는데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그렇습니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를 얻어냅니다. 그러나 현실은 저에게 주어지는 많은 일들로 인해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없게 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양한 일들을 동시에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실수를 많이 합니다.
이번 태국 봉사활동을 준비하는 동안 혹시나 교회에 소홀히 한 부분이 있는 것에 사과드립니다. 가기를 원했지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아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아 가능하면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시금 말씀과 기도, 목회에 전념하고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정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