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이전에 관한 두 가지 방법, 즉 임대와 구입에 대한 것은
현재 우리 교회 형편상 맞지 않다는 것을 지난주에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것은 세 번째 방법으로서,
주일에 예배드릴 수 있는 장소를 빌리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주일에 사용하지 않는 학교 강당을 빌려서 예배를 드리는 교회들이 간혹 있었는데,
지금은 학부모 민원이 발생하는 것을 꺼려서 빌려주는 곳이 많이 않고,
사용 비용 또한 적지 않게 들고, 매 주일마다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다가
다시 본래대로 원위치를 해 놓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지금은 학교 강당 임대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인근에 있는 교회를 빌려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예배에 필요한 시스템이 이미 갖추어 있고,
필요하면 주일 뿐 아니라 주중에도 사용할 수 있고,
비용도 많이 절감되는 등,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과연 이러한 배려를 해 주는 교회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교회마다 어린이에서 장년에 이르기까지 있는 예배로 인해
대부분 공간 사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소망교회가 현재 드리고 있는
장년 1, 2부 예배와 교회학교, 청소년부 예배실을 마련해 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주일 예배로 인한 주차문제는 지금도 복잡하고 어려운데,
한 교회가 더해지면 더욱 힘들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와 같이 작지 않은 규모의 교회에 예배실을 제공해 주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런데 우리 소망교회를 위해 기쁜 마음으로 예배 공간을 빌려주시겠다는 교회가 있습니다.
그 교회는 바로 우리 동네에 위치하고 있는 등대교회입니다.
등대교회는 장로교 대신교단에서 속한 교회이면서
2002년도에 가정교회를 시작한 한국 가정교회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교회입니다.
몇 년 전에 은퇴하신 안태준목사님이 한국 가정교회 원장을 하실 정도로
가정교회의 모델교회라 할 수 있는 교회입니다.
2010년, 제가 처음 가정교회에 입문했을 때에 저의 지역목자가 안목사님이셨고,
목사님이 가정교회 원장님이 되시면서 제가 그 지역의 목자가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는 곽우신 목사님이 등대교회 담임목사님이 되셔서
그동안 뿌리를 내린 가정교회의 열매를 풍성하게 맺어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곽목사님이 저희 소망교회에 찾아오셨을 때,
“목사님, 저희 등대교회로 가도 되나요?”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렇잖아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라고 한 마디로 흔쾌히 대답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주일에 장로님들이 모이는 당회를 열었는데,
모든 장로님들이 “소망교회라면 우리가 도와 드려야지요~”라고 하시며,
돕는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기 위한 대표 장로님까지 뽑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어찌 보면 귀찮을 수도 있고, 사서 불편해 질 수 있는 일을,,
그것도 하지 않아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 일을 하려고 할까요?
등대교회가 우리이고 우리가 등대교회 입장이었다면 우리는 어찌 했을까요?
어떻게 그러한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요?
첫째는 하나님의 은혜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하신 계획안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일임에 감사를 드립니다.
둘째는 등대교회에 내재되어 있는 섬김의 내공 때문입니다.
그 섬김의 내공은 신약교회를 회복하고자 하는 가정교회 정신에서 우러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섬김이요, 자발적인 순종이요,
주님이 주시는 기쁨과 하늘 복을 누릴 줄 아는 분들의 모습이라고 여겨집니다.
지난 주일에 총목자모임에서 등대교회로 들어가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부담감보다도 불편함보다도 감사한 마음으로, 기대하는 마음으로 가고자 합니다.
우리의 앞에서 인도하시는 주님의 뜻에 순종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고자 합니다.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