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드디어 그 날이 왔습니다.
6시 20분에 집에서 출발하여 5km 단축 마라톤이 열리는 강화로 향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내는 슬개건염으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하고 큰 딸 영은이와
단 둘이 갔습니다.
가면서 “내게도 이런 날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단축 마라톤을 뛴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5km를 뛰는 것이 뭐 대단한 일이냐?”고 하실 수 있지만
제게는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어렸을 때 폐결핵을 앓고 기관지가 약해 겨울이면 기침과 감기를 달고 살았고,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장거리 달리기를 제대로 완주를 해 본 적이 없고,
군대 훈련소에서 6km 단독군장 구보를 하였을 때는 전우들에게
업혀오다시피 했던 제가 5km를 뛰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라톤에 참여한 것은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저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도 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러 나갔습니다.
거의 평생 제 안에 있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나갔습니다.
결과는 “나는 장거리를 뛸 수 없다”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제 안에 견고하게 자리하고 있던 트라우마가 깨어진 역사적인 날이 되었습니다.
이를 주님의 말씀에 비추어 말하면,
남들과 비하면 현저하게 뛰지 못하는 1달란트짜리 몸이라고 해서 절망하여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 걷고 뜀으로써 1달란트 밖에 되지 않는 기록을 남겼지만,
주님께서는 “참 잘하였다” 칭찬하시고 1달란트만큼의 건강과 자신감을 더하여 주셔서
몸과 마음이 이전보다 더 좋아지게 된 행복한 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마라톤 대회에 나간 궁극적인 목적은 제 몸의 건강보다도
“우리 성도들이 행복한 신앙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 때문이었습니다.
본래 ‘신앙생활은 쉽고, 좋고, 풍성한 열매로 행복한 것’인데,
우리들 대부분이 ‘신앙생활은 어렵고 힘들고 열매도 부실하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마치 제가 어렸을 때의 질병 때문에 “나는 장거리는 뛸 수 없는 사람”이라는
한계와 트라우마 속에 갇혀 지금까지 지내 왔던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그리스도인들이 죄성과 자신의 연역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갈등과 의심의 틀 안에 갇혀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기 떄문입니다.
단 1km도 뛸 수 없었던 제가 5km를 뛸 수 있었던 비결은 매우 쉽습니다.
단지 ‘런데이’라는 달리기 어플에 따라서 매일 매일 조금씩 운동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런데이'에 나오는 코칭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서 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거의 걷기 수준이었던 제가 40분을 쉬지 않고 뛰게 된 비결입니다.
마찬가지로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는 것도 어렵지 않고 매우 쉽습니다.
나의 생각이나 노력, 경험이나 환경이 아닌 내가 구세주로 믿고 있는 예수님을
나의 인생 코치, 신앙생활의 코치로 삼으면 됩니다.
죄에서, 세상으로부터, 죽음과 마귀로부터 자유하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그 말씀대로 한 걸음씩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다보면 마라톤에 필요한 숨이 열리듯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영적 호흡이 트이게 되어, 단 1km를 뛰지 못하던 사람도
5km의 영적 마라톤을 거든히 뛰게 될 것입니다.
강화에서 마라톤을 뛰다보니 처음에는 뛰기에만 열중하였던 제가
나중에는 주님이 만드신 푸른 하늘 아래에서 바람을 맞으며 바닷길을 뛰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너무도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1달란트의 영적 마라톤에 우리 모두 참가합시다.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축복하며 뛰어갈 때
우리의 코치되신 주님이 기뻐하시고 하늘의 생기를 부어 주실 것입니다.~♡